이 글의 밸류에이션은 도은욱 대표가 언급한 2027년 예상 매출 1,000억 원, 30명 조직 유지, 그리고 구성원 1인당 15억 원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구조를 출발점으로 한다. 본문은 이 발언을 확정된 회계상 매출이나 이익으로 전제하지 않는다. 대신 그 목표가 성립하려면 필요한 금융 공급액·클로브 귀속 순수익률·비용 구조가 무엇인지 역산한다.
먼저 결론: 좋은 사업일 수 있다. 아직 좋은 가격은 모른다
주식회사 브이원씨(V-IC, 비상장)는 무료 재무·회계 AI ERP인 클로브AI (Clobe AI), 세무대리인용 클로브커넥트, 장래매출채권 유동화 서비스 클로브금융을 운영한다. 2026년 4월 134억 원 Pre-A를 유치했고, THE VC 기준으로도 가장 최근 단계는 Pre-A다. 확정된 Series A 밸류에이션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투자 발표, THE VC
그래서 이 글은 “이미 정해진 가격이 비싼가”를 평가하지 않는다. 다음 라운드 투자자가 어느 가격까지 들어가야 하는지를 역산한다.
내 판단은 조건부다. 클로브는 단순 ERP 회사보다 훨씬 큰 경제성을 만들 수 있다. ERP가 고객을 끌어오고, 연결된 현금흐름 데이터가 심사를 개선하며, 금융 이용이 반복되면 고객획득비용(CAC)이 낮은 금융 플랫폼이 된다. 이 고리는 아직 공개 데이터만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특히 금융 공급액과 클로브에 귀속되는 매출을 같은 숫자로 두면 안 된다.
ERP가 아니라 금융 유통망인가
클로브AI와 클로브커넥트의 모든 기능은 평생 무료다. 계좌·카드·세금계산서·매출 데이터를 모아 자금현황과 손익을 보여 주고, 세무대리인에는 수임처 관리와 전표 처리 자동화를 제공한다. 무료 기능 자체가 매출원이라기보다, 사업자의 운영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모으는 진입점이다. 가격 정책, 클로브AI
이 전략은 SaaS의 전형적인 “무료 사용자 → 유료 구독” 모델과 다르다. 무료 ERP 고객이 금융 고객으로 바뀌면, ERP 비용은 금융 고객 확보를 위한 CAC가 된다. 금융 이용이 반복될수록 초기 데이터 수집비와 온보딩 비용은 여러 거래에 나뉘고, 심사에 쓰이는 데이터는 더 길어진다.
회사가 공개한 숫자는 이 가설의 출발점으로는 유의미하다. 2026년 4월 기준 출시 1년 반 만에 법인 고객 1만 곳 이상, 누적 금융 공급액 1,100억 원이 언급됐다. 금융 서비스 평균 반복 이용은 3.7회다. 하지만 이 수치는 각각 가입 법인 수, 누적 공급액, 이용 고객 기준 반복 횟수다. 월간 활성 법인, 금융 전환율, 평균 거래금액, Vintage별 손실률은 아니다. 이 차이가 투자 논리의 빈칸이다. 투자 발표, 클로브금융
또 하나의 경계가 있다. 개인사업자까지 무료 ERP 사용자는 늘어날 수 있지만, 공식 금융 상품 신청 대상은 설립 6개월 이상인 대한민국 법인사업자다. 개인사업자 가입자 증가를 금융 잠재고객 증가와 자동으로 합쳐서는 안 된다. 클로브금융
클로브금융은 정확히 무엇을 파는가
클로브금융은 과거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정한 미래 매출채권을 현금화하는 장래매출채권 유동화 서비스다. 고객은 지분 희석 없이 선지급을 받고, 회수는 기간 중 월 매출을 기준으로 균등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회사 블로그의 예시는 12개월 기간, 12% 할인율, 월 예상매출의 33% 한도를 제시한다. 이는 설명용 사례이며 실제 평균 가격이 아니다. 상품 설명, 거래 구조 예시
여기서 “대출이 아닌 양수도”라는 법적 표현을 경제적 결론으로 바꾸면 안 된다. 미래 매출이 예상보다 적으면 누가 손실을 지는지, 채권 교체권·보증·후순위 출자가 있는지, 클로브가 신용보강을 제공하는지에 따라 사업은 크게 달라진다.
가능한 구조는 세 가지다.
| 구조 | 클로브의 주된 수익 | 필요한 자본 | 투자자가 봐야 할 핵심 위험 |
|---|---|---|---|
| Capital-light 중개·운용 | 주선·관리·성과 수수료 | 낮음 | 순수수료율, 파트너 자금 지속성 |
| 직접 보유 | 할인수익 | 높음 | 조달금리, 신용손실, 자기자본 |
| Hybrid | 수수료 + 일부 위험 보유 | 중간 | 손실 귀속·우선순위·연결 여부 |
공개 자료는 “금융기관 자금”과 운영 역량을 언급하지만, 펀드의 GP/공동 GP 지위, 외부 자금 제공자 몫, 클로브의 후순위 부담을 확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아래 모델은 Capital-light에 가까운 Base case와 직접위험 부담이 커지는 Bear case를 분리한다.
2027년 매출 1,000억 원을 역산하면
도은욱 대표가 언급한 “2027년 예상 매출 약 1,000억 원, 약 30명 조직, 구성원 1인당 15억 원”이라는 목표는 이 글을 쓰는 시점에 공식 사업계획서나 감사 재무제표로 확인하지 못했다. 회계상 매출인지, 연간 금융 공급액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우선 회계상 매출 1,000억 원이라는 가장 강한 해석으로 계산한다.
수식은 간단하다.
여기서 순수익률은 외부 자금 제공자 몫과 거래 직접비를 뺀 뒤 클로브에 귀속돼 회계상 매출로 인식되는 비율을 뜻한다. 만약 고객 할인금 전액을 총액 매출로 인식한다면 아래 거래액은 기계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자금비용·손실·외부 투자자 몫도 비용으로 커지므로, 총액 매출을 근거로 SaaS식 매출배수를 적용하면 안 된다.
| 클로브 귀속 순수익률 | 2027년 매출 1,000억에 필요한 연간 금융 공급액 |
|---|---|
| 1.5% | 6.7조 원 |
| 3.0% | 3.3조 원 |
| 5.0% | 2.0조 원 |
| 8.0% | 1.25조 원 |
2026년 4월 공개 누적 공급액 1,100억 원과 비교하면, 3% 수익률 기준 필요한 3.3조 원은 매우 큰 점프다. 물론 누적 수치는 초기 사업 기간을 포괄하고, 2027년에는 금융 이용 고객과 반복 거래가 크게 늘 수 있다. 그러나 이 표는 1,000억 원이 단순 고객 수 증가만으로 만들어지는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자금 공급 능력, 거래 빈도, 순수익률이 동시에 크게 확대돼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 예를 들어 금융 이용 법인 1만 곳이 연 4회, 건당 8,000만 원을 이용하면 연간 공급액은 3.2조 원이다. 3% 순수익률이면 매출은 960억 원이다. 이 조합이 성립하려면 1만 곳은 단순 가입자가 아니라 실제 금융 이용 법인이어야 하고, 평균 티켓도 상당히 높아야 한다. 현재 공개 자료만으로 그 두 조건은 확인되지 않는다.
인당 15억 원은 영업이익률 50%를 뜻하지 않는다
매출 1,000억 원을 30명으로 나누면 인당 매출은 33.3억 원이다. “한 사람당 15억 원을 나눠 가질 수 있다”는 표현을 그대로 450억 원의 세후 분배 가능 이익으로 읽으면, 영업이익은 그보다 높아야 한다. 하지만 이 표현은 실제 보상, 영업이익, 혹은 가치창출을 뜻하는지 공개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 2027년 매출 1,000억 원 기준 | 영업이익률 20% | 30% | 40% | 50% | 60% |
|---|---|---|---|---|---|
| 영업이익 | 200억 | 300억 | 400억 | 500억 | 600억 |
| 세후이익* | 150억 | 225억 | 300억 | 375억 | 450억 |
| 세후이익/30명 | 5.0억 | 7.5억 | 10.0억 | 12.5억 | 15.0억 |
*세율 25%, 순이자·우선주 비용은 단순화를 위해 제외.
따라서 “30명 × 15억”이 세후 분배 가능 이익에 가까운 말이었다면 60% 영업이익률이 필요하다. 반대로 매출 기여나 장기 가치에 대한 비유였다면 이 표로 수익성을 추정하면 안 된다.
50% 영업이익률도 충분히 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매출의 50%가 모든 비용의 상한이다. 인건비·외주·클라우드·컴플라이언스·마케팅·일반관리비가 18%라면, 자금 조달비용과 예상 신용손실을 포함한 금융 직접비는 매출의 32% 이하여야 한다. 특히 위험을 직접 보유하는 구조라면 거래량이 커질수록 금융 직접비가 낮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Unit economics: 1억 원 거래에서 무엇이 남는가
아래는 실제 클로브 상품 가격이 아니라, 12개월 회수·12% 고객 할인율이라는 회사 블로그의 설명 예시를 사용한 모델이다. 고객이 1억 원의 장래매출채권을 양도하고, 자금 제공자가 이를 8,800만 원에 매입한다고 가정했다.
| 항목 | 가정 | 금액 |
|---|---|---|
| 고객 총 금융비용 | 12% 할인 | 1,200만 원 |
| 외부 자금 제공자 수익 | 연 8% 조달·운용 요구수익 | 704만 원 |
| 예상 신용손실 | EAD의 2% | 200만 원 |
| 운영·회수비 | EAD의 0.8% | 80만 원 |
| 클로브 귀속 잔여이익 | 위 가정의 잔여 | 216만 원 |
이 예시에서 클로브의 거래당 잔여이익은 EAD의 2.16%다. 손실률이 4%로 두 배가 되면 잔여이익은 0.16%로 사실상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진다. 반대로 클로브가 순수한 주선·관리 수수료를 받고 손실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이 표의 손실·자금비용은 외부 자금 제공자에게 귀속될 수 있다. 바로 이 차이 때문에 손실 귀속과 회계 인식 정책이 투자 실사의 첫 질문이어야 한다.
2027~2031 Bear / Base / Bull
아래는 공개 실적이 아닌 저자 모델이다. 2027년 1,000억 원 발언을 Base의 상단이 아니라 중간 근처에 놓았다. Base는 2027년 800억 원, 2031년 2,700억 원으로 커지고 영업이익률은 25%에서 30%로 오른다. 이는 고객 전환·반복·자금공급이 작동하지만 신용위험을 직접 크게 떠안지 않는다는 가정이다.
| Bear | Base | Bull | |
|---|---|---|---|
| 2027 매출 | 400억 | 800억 | 1,200억 |
| 2027 영업이익률 | 10% | 25% | 45% |
| 2031 매출 | 900억 | 2,700억 | 4,000억 |
| 2031 영업이익률 | 12% | 30% | 45% |
| 2031 순이익* | 81억 | 608억 | 1,350억 |
| Exit P/E | 12× | 18× | 22× |
| 2031 지분가치 | 970억 | 10,900억 | 29,700억 |
*영업이익에 25% 세율을 적용한 단순 추정. 순이자, 우선주 조건, 비경상 항목을 별도로 반영하지 않았다.
Bear는 금융 전환이 낮고, 자금 제공자 또는 신용손실이 경제성을 잠식하는 경우다. Bull은 2027년 1,000억 원 목표를 넘어서며, 45%의 영업이익률이 실제로 회계상 재현되는 경우다. 나는 Bull을 현재 투자 가격의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VC 투자자는 얼마를 지불할 수 있는가
이제 사업가치와 투자 가격을 분리한다. 다음은 분석 목적의 표준 조건이다.
- Series A 투자금: 200억 원
- Exit: 2031년, 4년 보유
- 후속 라운드 및 ESOP에 따른 누적 희석: 20%
- Base exit equity value: 1조 922억 원
- 참여형 우선주·청산우선권 프리미엄: 제외
Base exit에서 투자자의 회수금은 다음과 같다.
| Series A Pre-money | 투자 직후 지분 | Exit 시 희석 후 지분 | 예상 회수금 | MOIC | 4년 IRR |
|---|---|---|---|---|---|
| 2,000억 | 9.1% | 7.3% | 795억 | 4.0× | 41% |
| 3,000억 | 6.3% | 5.0% | 547억 | 2.7× | 29% |
| 5,000억 | 3.8% | 3.1% | 337억 | 1.7× | 14% |
| 8,000억 | 2.4% | 2.0% | 213억 | 1.1× | 2% |
| 1조 원 | 2.0% | 1.6% | 172억 | 0.9× | -4% |
Base case에서 30% IRR을 충족하는 최대 Pre-money는 약 2,900억 원이다. 40% IRR이면 약 2,100억 원이다. 공개되지 않은 신용위험, 우선주 조건, 후속 희석, 유동성 위험을 고려하면 나는 30% IRR의 계산상 한도를 바로 지불하지 않겠다. 추가 30% 안전마진을 적용한 매력적 진입가 범위는 Pre-money 1,800억~2,100억 원이다.
이는 “회사가 2,100억 원보다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높은 가격은 Base보다 Bull에 가까운 실행과 우호적 Exit 시장을 요구한다. 좋은 창업자와 좋은 사업이, 어떤 가격에서도 좋은 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강한 반대 가설
이 분석이 보수적일 수 있는 가장 강한 이유는 클로브의 ERP 데이터가 실제로 은행보다 유의미하게 빠르고 정확한 신용판단을 만들고, 그 우위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다. 그때 클로브는 단순 금융중개보다 높은 승인율과 낮은 손실률을 함께 달성할 수 있다. 하나금융그룹과의 협업에는 AI 기반 신용평가 및 여신사후관리 연구가 포함돼 있다. 다만 연구 협력은 검증된 예측력이나 손실률의 증거가 아니다. 협업 및 투자 발표
반대로 더 중요한 실패 시나리오는 다음이다.
- 무료 ERP 사용자는 늘지만 금융 전환율이 낮다.
- 1,000억 원이라는 숫자가 회계상 매출이 아니라 금융 공급액 또는 연환산 취급액이다.
- 고객 할인율은 높지만, 자금 제공자 몫과 신용손실을 뺀 클로브의 순수익률은 낮다.
- 경기침체에서 중소사업자 매출 하락과 회수 지연이 동시에 나타난다.
- 기관 자금 제공자가 위험 선호를 줄이며 공급 한도를 낮춘다.
- 30명 조직의 낮은 인건비가 외주 심사·법률·회수·컴플라이언스 비용으로 옮겨갈 뿐이다.
투자 전에 꼭 받아야 할 열 가지
현재 정보만으로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미확인 자료는 Vintage별 실제 손실과 그 손실의 최종 귀속이다. 다음 자료가 필요하다.
- 2024~2026년 재무제표와 매출 인식 정책
- 월별 금융 공급액, 평균 잔액, 클로브 귀속 수익의 브리지
- ERP 활성 고객 대비 금융 전환율과 코호트별 재이용률
- Vintage별 연체·상각·회수 후 순손실률
- 자금 제공자 계약, 우선·후순위, 신용보강과 손실분담 조항
- 2027년 1,000억 원 목표의 Bottom-up 산식
- 고객당 평균 한도·거래금액·회수기간 변화
- 인력·외주·컴플라이언스 비용 계획
- Cap table, 기존 우선주 권리, ESOP 풀
- 다음 라운드의 조달액과 Pre-money 제안 가격
결론
클로브AI의 핵심은 무료 ERP가 아니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더 싸게 고객을 확보하고, 더 나은 가격과 손실률로 금융을 공급할 수 있느냐다. 그 고리가 증명되면 매우 좋은 사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2027년 매출 1,000억 원은 적어도 1.25조~6.7조 원의 연간 금융 공급액 또는 그에 상응하는 매우 높은 순수익률을 요구한다. 공개된 누적 공급액과 연결해 보면 큰 실행 점프다. 그리고 50% 영업이익률은 단지 30명이 적다는 사실이 아니라, 자금비용·신용손실·외주 비용까지 포함한 금융 직접비가 매출의 약 32% 이하로 관리될 때에만 가능하다.
내 현재 판단은 Conditional이다. 공개 자료만으로는 훌륭한 초기 신호가 보이지만, 신용위험의 경제적 귀속을 확인하지 못했다. Series A가 Pre-money 2,000억 원 안팎이라면 Base case의 40% IRR과 상당한 안전마진을 함께 검토할 수 있다. 3,000억 원을 넘기면 투자는 훨씬 더 많은 전환율·순수익률·손실관리의 증거를 요구한다. 5,000억 원 이상이라면 나는 공개 정보 기준으로 Pass에 가깝다.
Disclosure: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리서치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비상장 지분은 유동성이 낮고, 실제 우선주 조건과 후속 희석은 여기의 단순 모델과 크게 다를 수 있다.
Discussion
토론
질문, 정정, 반례, 다른 해석이 있다면 남겨 주세요.